미국 보스턴 6주차 입덧시작
임신을 확인하고 2주정도동안은 점점 배가 고파서 일어난다더나 식욕이 많아지길래 어머 난 먹덧인가바! 라며 임산부중에 20퍼센트는 입덧이 없다던데 내가 바로 그건가바😝 하면서 헛된 꿈을 꾸고 있었다..(생리주기로 계산했을땐 이때가 6-7주사이 알고보니 그땐 사실 4-5주)
그런데 진짜 6주가 되었을때부터 배가 너무 고파서 마치 며칠 굶은 사람처럼 너무 배가 고파서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는 상태로 새벽부터 일어나기 시작했고 점점 입맛을 잃기 시작하는데 그 배고픔이 정말 미칠거같았다. 새벽에 너무 배고파서 일어났는데 먹을게 없으면 과자라도 입에 넣어야 속쓰림이 조금 달래졌고 평소처럼 느긋하게 먹을걸 준비하거나 원래 먹는 시간까지 기다리다가는 숙취가 올라오는거 처럼 속이 미식거리면서 구역질이 났다. 그때 알았다 먹덧은 잘먹는 임산부가 아니고 먹지 않으면 토하는게 먹덧이라는 걸..
그래도 토덧>입덧>먹덧 이라는데ㅠㅠ 먹덧도 만만치 않다.
임신을 하면 혈당수치가 떨어져서 공복이 길어도 안되고 그런 상태가 되면 혈당을 올려주는 비스킷이라도 먹어야 된다길래 침대맡에 비스킷을 두고 눈 뜨자 마자 몇 조각 입에 넣어주고 일어나서 제대로 먹을걸 준비 했다.
마치 내가 신생아가 된것처럼 밥을 먹어도 2-3시간이 지나면 배가 고파서 눈이 뒤집힐 지경이었다. 한번은 남편이 밥을 해주는데 그 기다리는 시간에 너무 배가 고파서(3시간전에 밥 먹음) 비스킷을 꾸역꾸역 입에 넣다가 너무 어이가 없고 그런데 정말 너무 배가고파서 눈물이 났다. 너무 배가고파아ㅠㅠㅠㅠㅠㅠㅠㅠㅇㅏ어ㅜ어
그것도 점점 날이 지날수록 음식에서 냄새가 나기 시작하고 어느날은 갑자기 쓰레기 냄새가 나길래 뭔가 했는데 쿠쿠가 완료되었대ㅠㅠㅠㅠㅠ쿠쿠가 완료됬는데 왜 쓰래기 냄새가 나는 것인지 밥이 그렇게 싫고 고기도 싫고 차가운 샐러드나 쫄면 냉면 이런건 먹을 수 있을거 같아서 남편이 Hmart까지 가서 사와서 기껏 차려주면 어찌나 안넘어 가던지
7주차부터는 정말 살기위해 먹는 여정이 시작되었다.
수박, 허니듀 같은게 한통 썰어서 냉장고에 넣어두면 새벽에 일어나서 급하게 먹기도 좋고 나름 잘 넘어가서 배고플 때 마다 일단 꺼내 먹었다. 또 친구들이 탄산수를 많이 추천해줘서 한박스 사놨는데 나는 탄산수는 한 모금 마시고 못 마시겠고 요쿠르트가 잘 들어가서 에이스+요쿠르트 조합으로 많이 먹었다.
아침에 속이 쓰리니까 우유, 바나나우유가 먹고 싶어서 그것도 많이 사놨는데 우유를 먹고나면 속이 더 뒤집어 지길래 검색해보니까 사람들이 많이 오해 하는데 빈 속에 우유를 먹으면 위가 코팅될 것 같은 느낌이지만 빈 속에 우유는 좋지 않다고. 우유에 단백질 성분이 위산을 더 배출 시켜서 위가 안좋을땐 절대 마시면 안된다고 한다.
우유와 마찬가지로 바나나, 바나나우유 그리고 오렌지주스가 의외로 먹을땐 좋은데 먹고나면 토가 나와서 몇번 시도하다가 나중엔 먹고싶어도 안먹었다. 시원한 오렌지 주스는 원래 좋아해서 땡겼는데 신물이 올라오고 그대로 토해버려서 안좋은 기억이 있는 것들도 다 패스.
냄새 나는 모든 음식이 싫어서 밥도 냄새 안나게 얼음물에 말아서 김을 싸먹었다. 밥먹기 싫어하던 10살짜리때 내가 먹던 건데....20년만에 그걸 먹고있자니 또 눈물이 났다. 호르몬 때문인건지 먹기가 싫어서 그런건지 힘들어선지 알수가 없는데 눈물이 나서 스스로도 황당했지만 그 땐 자꾸 그랬다.
입덧을 안하는 사람도 있긴 있던데. 입덧이 심할때 애기 둘 낳은 친구한테 너....대체 이걸 두번이나 어떻게 한거야? 라고 물어보니 첫째때는 입덧을 전혀 안했고 둘째때 쫌 해서 입덧 캔디를 물고 살았다고 한다. 나도 이 레몬캔디가 좀 도움이 된대서 아마존에서 7.05oz 2팩에 16불 주고 사봤는데 큰도움은 안됬지만 그래도 구역질이 나는데 샤워를 해야할때, 속이 미식거리는데 음식을 좀 더 기다려야될 때 사탕을 물고 있으면 그나마 구역질이 덜 나는 느낌이었다.
온 힘을 쥐어 짜서 먹을걸 챙겨 먹고 2시간정도는 쇼파에 앉아 하늘만 쳐다보며 시간을 견뎠다. 아무런 감정도 없고 애기에 대한 마음도 없고 남편도 신경쓸수 없고 일도 내팽겨치고 그저 숨만 쉬었다. 내가 그러고 있으니 남편도 우울해 했는데 그 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그저 시간이 지나가기를 입덧이 언젠간 끝나기를 바라는 수 밖에
@발렌마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