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미국 생활/보스턴 임신출산

미국 보스턴, 임신 출산 일기 첫번째

by serendipitous 2022. 4. 3.

무계획 속에 계획

연애를 시작했을때 남편은 아이에 대해 굉장히 부정적이었다. 그리고 나는 20살부터 애기가 '가지고' 싶어서 결혼을 하고 싶던 사람이었다. 

애기들이 너무 귀여우니까 가지고 싶었다. 10년정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살고 있다가 남편을 만났는데 단순히 아이는 내 삶에 부담스럽다는 이유 뿐만이 아니라 그 아이를 생각해서 낳고 싶지 않다는 의견이 내게 매우 굉장히 엄청나게 충격적이 었고(인생을 살면서 주변에 행복한 삶을 산 사람이 몇 명이었냐는 질문이 굉장히 충격이었다. 가난하지 않아도 나도 힘들었고 내 친구도 힘들었고 남편도 여태 힘들었는데 우리 애는 안힘든 삶을 살 수 있을까) 1-2년 그런 생각을 같이 해보다 보니 나도 이렇게 힘든 세상에 내 아이를 낳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결혼을 하고 싶어서 결혼 하는게 아니라 이런 남자랑 결혼을 하고싶어서 결혼을 했다. 아이가 없어도 같이 평생 즐겁게 살 수 있을거 같은 남편을 만나 딩크로 살아도 좋겠다 싶었다. 

 

그런데 그 사이에 남편은 내가 항상 태그해주던 이쁜 아이들 사진을 보면서 그리고 안정적인 결혼생활이 자리잡아가는 계획을 하면서 아이를 가지고 싶어했다. 당장은 아니고 2-3년 정도 미래에.

 

하지만 내 나이 32, 난소나이 36, 자궁근종수술 이력. 아이를 가질거라면 지금 부터 노력해야지 2-3년뒤부터 노력해서 몇년동안 아기가 안생기면 너무 늦지 않나? 평생 안 생길 수도 있지 않나?

 

무계획 속에 계획으로 딩크로 살거지만 엽산은 챙겨 먹었다. 콘돔을 해도 아이가 생겼다는 친구, 생리 직후에 딱 한번 했는데 아이가 생겼다는 친구, 우리도 피임을 완벽하게 하지 않으니까 혹시 몰라서.

 

엽산을 6개월 쯤 챙겨 먹었을때 콘돔만 안하면 아이가 바로 생기는 줄 아는 남편이 바보같아서 2-3년 뒤에 가질 생각 있으면 지금부터 시도 해야 그 안에 생기지 그 때부터 노력해도 안될 수도 있다 그런 소리를 하면서 피임을 한번 안했는데

 

임신이 됐다^^

 

 

나는 4시간에 걸친 9센치 자궁근종 수술 한적도 있고, 여태까지 피임을 완벽하게 하지 않았어도 임신한적이 없었고 요즘 부부 5쌍중 1쌍이 난임이라는데 내가 아는 커플들은 문제가 없으니 우리가 난임일수도 있지 않을까 했는데 이렇게 한방에 임신이 되다니. 

 

그리고 우리는 우리 삶에 보스턴이 있을줄 상상도 못했는데 2년전에 한번 보스턴으로 이사할일이 있었다가 샌프란으로 가게되었다, 그러다 다시 2년 후에 보스턴으로 결국 이사를 왔는데 왜 자꾸 보스턴에서 우리를 부르는지 그리고 어쩌다 보스턴에 결국 왔나 했었는데

 

이젠 우리 아기가 보스턴에서 태어나야할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임신도 출산도 무섭고 어색하고 그렇지만 기록을 남겨두고 싶기도 하고 매일 이것저것 검색하는 스스로를 보면서 누군가에겐 정보가 될까 해서 내 스토리를 가끔 써보려고 한다.

 

 

 

@발렌마미

댓글